아인슈타인이 트럼프와 한국 사회에 전하고 싶었을 메시지
아인슈타인이 트럼프와 한국 사회에 전하고 싶었을 메시지
과학과 정치의 충돌, 그리고 역사의 경고
1933년, 독일은 세계 과학의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아돌프 히틀러가 총리에 오르면서, 그 모든 것이 급변합니다. 유대인 교수와 학생들은 대거 해고당했고, 나치 정권은 유대인 저자들의 책을 공개적으로 불태웠으며, 과학적 성취보다 히틀러와 나치즘에 대한 충성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 독일에서 쫓겨난 수많은 유럽 학자들은 미국으로 망명했고,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입니다. 그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통해 현대 물리학의 지평을 넓혔지만, 동시에 '유대인 물리학'이라는 낙인과 정치적 박해를 견뎌야 했습니다.
나치 정권은 상대성 이론을 '독일 물리학'과 대비시키며, 과학적 진실마저 정치적 이념에 맞게 왜곡했습니다. 심지어 당대의 저명한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조차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백인 유대인(white Jew)'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그의 신변 보호를 위해 나치 고위층에 직접 편지를 써야 했습니다.
과학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아인슈타인의 신념
아인슈타인은 단순히 과학자로서의 업적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치적 억압과 비도덕적 권력에 맞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동료 학자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조용히 연구만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프린스턴 대학의 수학자 레프셰츠는 "아인슈타인이 나치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유대인과 자신의 명성에 해가 된다"며 그를 '입 다물라'고 압박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막스 폰 라우에마저 "당신의 정치적 발언 때문에 독일 학계 전체가 곤란하다"며 정치적 중립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이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과학자가 정치적 문제, 즉 넓은 의미의 인간 문제에 침묵해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자제는 책임감의 결여를 의미하지 않겠습니까? 지오르다노 브루노, 스피노자, 볼테르, 훔볼트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우리는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나는 내가 했던 말 중 한 마디도 후회하지 않으며, 내 행동이 인류에 봉사했다고 믿습니다."
이 신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과학자와 지식인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도덕적 기준과 진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 미국과 한국: 정치와 과학의 긴장관계
미국의 사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과학과 정치의 충돌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수천 명의 과학자를 해고하고, 기후 변화 등 과학적 사실을 '과장' 혹은 '허구'로 폄하하며 과학 연구 지원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2025년 3월,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소속 약 2,000명의 과학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공격에 공개적으로 항의했습니다. 이들은 "모든 국민이 과학의 혜택을 누리며, 국가의 연구 기반이 파괴된다면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1930년대 독일에서 과학이 정치에 종속되어 문화와 학문의 황무지(wasteland)가 되었던 역사와 불편할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한국의 현실
한국 역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과학과 정치의 긴장관계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연구 자율성 침해: 정권 변화에 따라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우선순위가 급변하고, 특정 분야의 연구가 정치적 이유로 확대되거나 축소되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 과학정책의 정치화: 원자력 발전, 4대강 사업, 코로나19 대응 등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 국가적 의사결정에서 정치적 이념이 과학적 판단을 압도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 전문가 의견의 선별적 수용: 정부는 종종 자신들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과학적 견해만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불편한 진실은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과학자 사회의 침묵: 연구비 지원, 승진, 사회적 평판 등의 우려로 많은 한국 과학자들은 정치적 이슈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2024년 한국에서는 과학기술 예산의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학문적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특정 연구자들의 불이익으로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도덕성, 과학, 그리고 사회의 미래
아인슈타인은 1950년, 브루클린의 한 목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의 노력은 '행동의 도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내적 균형과 존재 자체는 오직 행동의 도덕성에 달려 있습니다. 오직 도덕적 행동만이 삶에 아름다움과 존엄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정치에 휘둘리고, 진실이 권력에 의해 왜곡될 때 그 피해는 결국 사회 전체에 돌아옵니다. 아인슈타인은 과학자와 지식인이 '상아탑'에만 머물지 말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과학자와 지식인들이 정치적 압력과 개인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침묵한다면, 사회는 객관적 지식과 진실에 기반한 발전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사례로 보는 '침묵의 대가'와 '행동의 용기'
역사적 사례
- 1930년대 독일:
- 과학자와 지식인 다수가 침묵을 택했을 때, 독일은 과학적, 문화적 황무지로 전락했습니다.
- 반면, 아인슈타인과 소수의 용기 있는 학자들은 끝까지 진실을 외쳤고, 그들의 신념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현대 미국:
-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경시 정책에 맞서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 이들의 목소리는 과학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례
- 긍정적 사례:
- 2008년 광우병 논쟁 당시, 다수의 과학자들이 정부 정책의 과학적 근거 부족을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2022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6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연명으로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촉구했습니다.
- 팬데믹 상황에서 일부 역학 전문가들은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제안을 지속했습니다,
- 개선이 필요한 사례:
- 많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방향이 정권 교체와 함께 급변하며, 이에 대해 학계가 집단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환경, 에너지, 보건 정책 등에서 과학적 근거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시될 때, 많은 전문가들이 침묵하거나 순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연구비 삭감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학자들의 '자기검열'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마치며: 아인슈타인이 던지는 질문
아인슈타인이 전하고 싶었을 메시지:
- 과학을 정치적 도구로 왜곡하지 말 것: 과학은 진리 탐구의 과정이며, 특정 정치적 의제를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 도덕적 기준을 행동의 최우선에 둘 것: 정치적, 경제적 이익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윤리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 지식인과 과학자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 것: 전문성이 높을수록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커집니다.
- 침묵은 동조의 다른 형태임을 인식할 것: 부당함과 비과학적 행태에 침묵하는 것은 그것을 허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유산은 우리에게 과학적 진실과 도덕적 용기의 가치를 일깨우며,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되새겨야 할 메시지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사회적 책임 의식,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그리고 현대 과학자의 윤리와 평화운동 사례가 궁금하다면 러셀-아인슈타인 선언과 평화 운동: 과학자들의 핵무기 경고 글도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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