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관리하지 않기로 결심한 팀장의 이야기
사람을 관리하지 않기로 결심한 팀장의 이야기
"왜 그렇게 했어?"
내가 처음 팀장이 됐을 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내가 뭔가 책임을 져야 할 위치가 되자, 자연스럽게 모든 실수와 결과에 사람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너 왜 보고서 이렇게 써?"
"회의 준비는 왜 이렇게 부실해?"
"고객 응대 좀 제대로 해줄래?"
그리고 더 자주, 더 강하게,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그때 나는 '사람을 관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팀이 곧 나의 책임이었고, 팀원은 그 책임의 수단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건 '관리'가 아니라 '통제'에 가까웠다.
회식 자리에서 터진 말 한마디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막내가 그랬다.
"팀장님이랑 얘기할 때마다, 사람이 아니라 기능이 된 것 같아요. 실수하면 지우개로 지워지는 느낌이랄까…"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가 정말 그렇게 느끼게 했을까?
그래서 그날 밤, 혼자 사무실에 남아 팀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그들이 지금까지 한 실수들… 말고, 그들이 해낸 결과들을 적어보았다.
- 김과장은 진행 중이든 프로젝트 계약 달성했고,
- 인턴 지수는 회의 자료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었고,
- 조금 무뚝뚝한 이대리는 항상 뒤에서 후배 직원들을 챙기고 있었다.
왜 그걸 보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 사람들의 '일'보다 '행동'에만 집착했을까.
그날 이후, 나는 팀장이 아니라, '업무 관리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은 감정의 존재, 과업은 수치로 보인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람을 관리하는 건 진짜 어렵다.
기분, 상황, 개인사,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까지... 모든 것이 결과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과업은 냉정하다.
목표는 수치로, 기한은 날짜로, 품질은 기준으로 드러난다. 그건 아주 분명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바꿨다.
"김과장, 지난주에 진행하던 제안서 어디까지 갔어요?"
"지수씨,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 마감기한 기억하고 있죠?"
"이대리, 후속 대응은 매뉴얼에 기반해서 정리해볼까요?"
사람의 감정을 지적하기보다, 과업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
이 단순한 변화만으로도, 팀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팀원들도 말하더라. "팀장님 요즘 말투가 달라졌어요. 뭐랄까… 내 존재를 혼내는 게 아니라, 일이 더 잘 되게 하려는 느낌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중요하다
오해하지 말자. 내가 사람을 포기했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더 존중하려고 '사람을 관리하지 않는' 쪽을 택한 거다.
기억나나? 선생님들이 그랬지.
"공부 좀 해!" 이 말보다,
"이번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어? 어떤 과목이 제일 어려워?"
이렇게 물어보면 이상하게 기운이 났던 것처럼.
직장도 똑같다.
"왜 그랬어?"라는 질문은 나를 지적으로 끌고 가고,
"지금 어디까지 왔어?"는 나를 파트너로 여긴다.
당신의 팀장은 어떤 사람인가요?
혹시 지금의 당신 상사는 사람을 '관리'하려 하나요?
아니면 당신이 맡은 '일'에만 집중해주나요?
그리고, 혹시 당신도 누군가를 관리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컨트롤하려 들고 있진 않나요?
아니면 그 사람이 하는 '일'에 관해 대화하고 있나요?
이제는 이런 말이 익숙해졌다
요즘 나는 팀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잘하고 있어요. 지금 맡은 일에 집중해주세요. 결과는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진심으로 믿는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주체라고.
당신도, 누군가의 일과 감정을 동시에 끌어안고 있는 관리자라면…
오늘은 사람 대신 '과업'을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요…
그 사람의 '기분'보다, 그가 하고 있는 '일'에 먼저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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