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자본주의와 여성의 데이터: 생리 앱의 두 얼굴
감시 자본주의와 여성의 데이터: 생리 앱의 두 얼굴
"당신의 생리는 누가 알고 있을까?”
요즘 우리는 스마트폰 앱 하나로 생리 주기를 기록하고, 증상을 체크하고, 가임일을 예측받습니다. 이처럼 여성의 가장 사적인 영역마저도 이제는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들, 누가 들여다보고 있을까요? MIT Technology Review가 다룬 Amanda Hess의 디지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과 테크놀로지의 교차점, 그리고 그 안의 감시 자본주의를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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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아마존 |
사생활을 조용히 침투하는 알고리즘
Amanda Hess는 디지털 공간에서 ‘나’를 표현하기 위해 온라인을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직면한 것은 단순한 자아 재창조가 아닌 추적의 시작이었습니다.
- 생리 주기 앱을 사용하자 곧바로 관련 광고가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 검색과 위치 데이터, 클릭 하나가 그녀를 ‘생리 중인 여성’으로 프로파일링하는 데 쓰였습니다.
- 심지어 원치 않는 임신 관련 광고, 불안감을 조장하는 건강 팝업까지 따라붙었습니다.
이처럼 여성의 신체적·감정적 상태는 알고리즘의 새로운 타깃이 되었고, 개인 정보는 광고주에게 팔려나가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감시 자본주의와 여성의 몸
Hess의 경험은 단순한 불쾌함을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세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냅니다. 이른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는 우리가 앱에 남긴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여성의 생리, 임신, 감정 변화, 심리 상태 등은 예측 가능한 행동 패턴으로 수집되며, 이는 광고 타깃팅에 적극 활용됩니다.
📌 특히 문제적인 건 다음과 같습니다:
- 민감한 생리 정보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 원치 않는 의료 정보나 신념 기반 광고가 사용자에게 침투하는 점
- 성별 고정관념이 광고 알고리즘에 반영되어 여성을 ‘감정적 소비자’로만 취급하는 점
생리 앱 📲, 얼마나 안전한가?
많은 생리 앱은 데이터를 ‘개인용’이라 강조하지만, 사실상 다음과 같이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 타사 공유 – 앱 개발사는 제3자 광고 네트워크와 정보를 공유합니다.
- 위치 기반 추적 – 특정 위치(병원, 약국)에 방문 시 맞춤 광고가 노출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 내 기록은 알고리즘 훈련에 쓰이며, 익명화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알고리즘은 중립적이지 않다
Hess가 지적하듯, 알고리즘은 인간이 설계한 도구이며, 그 안에는 편견, 고정관념, 성차별이 반영됩니다.
- 여성에겐 감성, 다이어트, 미용 광고가 주로 노출되고
- 남성에겐 기술, 금융, 생산성 콘텐츠가 중심이 됩니다.
이는 단순한 광고 편향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 자체가 성 역할을 강화하고 여성의 자율성을 침식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성은 어떻게 이 디지털 환경을 살아가야 할까?
기술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더 똑똑하게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 여성 사용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전략
- 데이터 수집 정책 확인 – 앱 다운로드 전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꼭 확인하세요.
- 오프라인 모드 활용 – 생리 기록을 스마트폰 ‘메모’나 종이 달력으로 관리.
- 브라우저 추적 방지 기능 사용 – 광고 추적 차단 확장 프로그램 추천.
- 앱 리뷰 확인 – 여성 커뮤니티 후기를 참고해 신뢰성 있는 앱 선택.
마치며: 테크놀로지는 중립이 아니다
Amanda Hess의 글은 디지털 세상에서 여성의 삶이 어떻게 설계되고 있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심코 사용하는 앱, 보는 광고, 허용하는 추적 안에 성별, 감정, 신체 정보를 담고 있고, 그것들은 종종 우리의 동의 없이 팔리고 타깃팅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고 있지만 동시에 감시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참고:
- Allison Arieff, How to have a child in the digital age, MIT Technology Review, 2025.2.18.
- Amanda Hess, 『Second Life: Having a Child in the Digital Age』 (Penguin Random Hous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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